맥북 박스를 열고 전원을 켠 순간, 설레는 마음과 동시에 “이제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든다. 윈도우에서 넘어온 분이든, 맥을 처음 쓰는 분이든 마찬가지다. 실제로 처음 설정을 제대로 안 잡아두면 몇 달째 불편한 상태로 쓰는 경우가 많다. 써보니 초기 설정에 30분만 투자하면 이후 맥북 경험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 글에서는 맥북 개봉 직후부터 실사용 가능한 상태까지, 순서대로 따라하면 되는 10가지를 정리했다. 하나도 빼지 말고 끝까지 따라해보자.
이 글이 도움이 되는 분
- 맥북을 처음 구매한 분
- 개봉은 했는데 뭘 먼저 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
- 윈도우에서 맥으로 전환한 분
- 예전에 맥을 썼지만 초기 설정을 대충 넘긴 분
1. macOS 초기 설정 — Apple ID와 iCloud
전원을 켜면 macOS 설정 마법사가 시작된다. 언어 선택, Wi-Fi 연결, 이용약관 동의를 차례로 진행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Apple ID 로그인이다.
Apple ID가 없으면 이 단계에서 새로 만들 수 있다. 이미 아이폰을 쓰고 있다면 같은 Apple ID로 로그인하자. iCloud 사진, 연락처, 캘린더가 자동으로 동기화된다.
주의할 점: iCloud 기본 용량은 5GB뿐이다. 아이폰 사진이 많으면 금방 찬다. 월 1,100원짜리 50GB 플랜이라도 올려두는 걸 추천한다. 나중에 “저장 공간이 가득 찼습니다” 알림에 시달리기 싫다면 지금 바꿔두자.
설정 마법사 마지막에 Touch ID(또는 Face ID 미지원 모델은 비밀번호만)를 등록하는 화면이 나온다. 손가락은 2개 이상 등록해두면 편하다. 오른손 검지와 왼손 검지, 이렇게.
2. 시스템 설정 필수 변경
macOS의 기본 설정은 솔직히 답답하다. 아래 세 가지는 반드시 바꾸자.
트랙패드 탭으로 클릭: 시스템 설정 → 트랙패드 → “탭하여 클릭” 활성화. 기본값은 꾹 눌러야 클릭이 되는데, 탭만으로 클릭되게 바꾸면 손가락 피로가 확 줄어든다.
세 손가락 드래그: 시스템 설정 → 손쉬운 사용 → 포인터 제어 → 트랙패드 옵션 → “드래그 활성화” → “세 손가락으로 드래그”. 이걸 안 켜면 파일을 끌어다 놓을 때마다 꾹 누른 채로 밀어야 한다. 세 손가락 드래그를 켜면 세 손가락을 올려놓고 밀기만 하면 된다. 맥 쓰는 사람 중에 이 기능 모르는 분이 의외로 많다.
Dock 크기 조정: 시스템 설정 → 데스크탑 및 Dock → 크기를 작게, “자동으로 Dock 가리기 및 보기” 활성화. 화면이 넓어진다. 특히 13인치 에어를 쓴다면 Dock이 차지하는 공간이 아깝다.
3. Finder 설정 — 이걸 안 바꾸면 불편하다
Finder는 맥의 파일 탐색기다. 기본 설정이 너무 심플해서 몇 가지 켜줘야 한다.
Finder 열기 → 상단 메뉴 “보기” → “경로 막대 보기” 활성화. 현재 폴더가 어디인지 하단에 경로가 표시된다. 이걸 안 켜면 내가 어디 있는지 헤맨다.
Finder → 설정(Cmd + ,) → 고급 → “모든 파일 확장자 보기” 체크. 윈도우에서는 기본이었는데 맥은 꺼져 있다. 확장자가 안 보이면 .jpg인지 .png인지 구분이 안 된다.
Finder → 설정 → 일반 → “새로운 Finder 윈도우에서 보기”를 “다운로드” 또는 원하는 폴더로 변경. 기본값인 “최근 항목”은 솔직히 쓸모가 없다.
4. 키보드 설정 — 한영전환이 핵심
맥에서 한영전환은 Caps Lock 키다. 윈도우의 한/영 키 대신 Caps Lock을 쓴다. 처음에 어색하지만 이틀이면 적응된다.
시스템 설정 → 키보드 → 입력 소스 편집 → 한국어 입력 소스가 추가되어 있는지 확인. 없으면 ”+” 버튼으로 “한국어 — 2벌식”을 추가한다.
한영전환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부분 입력 소스가 제대로 추가 안 된 거다. 영어(ABC)와 한국어(2벌식) 두 개가 모두 있어야 Caps Lock으로 전환이 된다.
팁: “한자” 키는 Option + Return이다. 한자를 자주 쓰는 분은 기억해두자.
5. 보안 설정 — FileVault와 방화벽
맥북을 카페에서 쓰거나, 혹시 분실했을 때를 대비해서 보안 설정은 반드시 해야 한다.
FileVault: 시스템 설정 →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 → FileVault 켜기. 디스크 전체를 암호화한다. 맥북을 잃어버려도 비밀번호 없이는 데이터를 읽을 수 없다. 최신 Apple Silicon 맥은 하드웨어 암호화라 성능 저하가 거의 없다.
방화벽: 같은 메뉴에서 “방화벽” 켜기. 기본값은 꺼져 있다. 공용 Wi-Fi를 쓸 일이 있다면 반드시 켜두자.
나의 Mac 찾기: 시스템 설정 → Apple ID → iCloud → “나의 Mac 찾기” 활성화. 분실 시 위치 추적과 원격 잠금이 가능하다.
6. Time Machine 백업 설정
맥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기능이 Time Machine이다. 외장 하드 하나만 연결하면 자동으로 전체 백업이 된다. 실수로 파일을 삭제해도, macOS 업데이트가 꼬여도 언제든 복원할 수 있다.
시스템 설정 → 일반 → Time Machine → 백업 디스크 추가. 외장 하드를 연결하면 목록에 뜬다.
1TB 외장 HDD는 5~6만 원이면 살 수 있다. 맥북 가격 대비 아무것도 아닌 금액인데, 이걸 안 해두고 나중에 데이터 날리는 분이 정말 많다. 제발 하자.
7. 필수 앱 설치
맥북에 기본으로 깔린 앱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래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필요한 앱이다.
- 한컴오피스 또는 한컴오피스 뷰어: 한국에서 HWP 파일을 안 열 수는 없다. App Store에서 무료 뷰어를 설치하거나, 한컴오피스 정식 버전을 구매한다.
- 카카오톡: App Store에서 설치. 맥에서 카톡을 쓸 수 있으면 업무 효율이 올라간다.
- Chrome 또는 네이버 웨일: Safari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다. 특히 은행, 공공기관 사이트는 Chrome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 AppCleaner: 앱을 삭제할 때 찌꺼기 파일까지 깨끗하게 지워준다. 무료다.
- The Unarchiver: 윈도우에서 보낸 ZIP 파일이 한글 깨질 때 이걸로 해결된다.
나머지 앱은 나중에 필요할 때 설치하면 된다. 처음부터 너무 많이 깔면 오히려 지저분해진다.
8. 보호 케이스와 화면 보호 필름
맥북의 알루미늄 바디는 예쁘지만 생각보다 잘 긁힌다. 특히 가방에 넣고 다니면 미세한 스크래치가 생기기 시작한다. 써보니 케이스를 안 쓴 맥북은 3개월이면 티가 난다.
하드 케이스보다는 파우치형 케이스를 추천한다. 하드 케이스는 열 배출을 방해할 수 있고, 케이스 안쪽에 먼지가 끼면 오히려 더 긁힌다.
화면 보호 필름은 반사 방지(안티글레어) 타입이 좋다. 카페처럼 밝은 곳에서 작업할 때 반사가 줄어들어 눈이 편하다. 다만 Retina 디스플레이 선명도가 약간 떨어지는 건 감수해야 한다.
키보드 커버는 추천하지 않는다. 맥북은 화면과 키보드 사이 간격이 매우 좁아서 키보드 커버를 끼우면 화면에 자국이 남을 수 있다. Apple도 공식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9. USB-C 허브 연결
맥북에는 USB-C(Thunderbolt) 포트밖에 없다. USB-A 메모리, HDMI 모니터, SD 카드를 연결하려면 USB-C 허브가 필수다.
허브를 고를 때 확인할 것:
- HDMI 포트: 외장 모니터 연결용. 4K 60Hz 지원 여부 확인.
- USB-A 포트: 2개 이상. 마우스, 외장 하드 등.
- SD 카드 슬롯: 사진 작업하는 분은 필수.
- PD 충전 패스스루: 허브에 충전기를 꽂으면 맥북이 충전되는 기능. 포트 하나를 아낄 수 있다.
3만 원대 허브로도 충분하다. 너무 저가 제품은 발열이 심하거나 접촉 불량이 잦으니 후기를 잘 읽고 사자.
10. iCloud 동기화 확인
마지막으로 모든 설정이 끝났으면 iCloud 동기화 상태를 점검한다.
시스템 설정 → Apple ID → iCloud에서 동기화 항목을 확인하자:
- 사진: 아이폰 사진이 맥에서도 보이는지
- iCloud Drive: 데스크탑과 문서 폴더 동기화 여부
- 키체인: 비밀번호 자동 완성이 맥에서도 되는지
- 메모, 캘린더, 연락처: 아이폰과 동기화 확인
“데스크탑 및 문서 폴더” 동기화는 편하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용량이 큰 파일을 데스크탑에 두면 iCloud 공간을 빠르게 차지한다. 50GB 플랜을 쓰고 있다면 200GB(월 3,900원)로 올리는 것도 고려하자.
마무리
여기까지 따라했으면 맥북이 실사용 가능한 상태가 된다. 전체 과정에 대략 30분~1시간이면 충분하다. 처음에 이 시간을 투자하면 앞으로 몇 년간 편하게 쓸 수 있다.
특히 트랙패드 설정과 Finder 설정은 안 바꾸면 맥을 쓰는 의미가 반감된다. 맥의 진짜 편리함은 기본 설정이 아니라 약간의 커스터마이징 이후에 나온다.
설정이 끝났으면 이제 맥에 적응할 차례다. 윈도우와 다른 점이 많으니 아래 글도 참고하자.